HIGHLIGHT
2024.04.25
'스마트스쿨에서 나이지리아 미래를 교육하다'
우리나라가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것은 불과 30년 전이다. 정부는 1996년 1단계 교육정보화 기본계획 을 시행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 2월 발표한 2023년 디지털 교육백서 에 따르면, 국내 초등학생 2명당 1대꼴로 컴퓨터나 태블릿PC가 보급됐다. 교사 1인당 디지털기기 보유 대수는 2.13대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 2025년부터는 AI가 보조교사로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사전에 진단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디지털 교과서 가 학교 현장에 도입된다. 한국의 선도적인 디지털 교육 모델은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아프리카 인구 1위 국가인 나이지리아에서는 최근 코이카의 지원으로 스마트스쿨 구축이 한창이다. 디지털 기반의 교육 모델을 수립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2021년 시작한 이 사업에는 예산 1,041만 달러(약 140억 원)가 2025년까지 투입된다. 공립초등학교 컴퓨터실 보유 5.6%에 불과 (사진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교원 초청 연수: 코엑스 에듀테크 박람회 참가, 디지털 리터러시/교육학/저작권 교육(2023년), 국립중앙과학관 디지털 디바이스 체험 나이지리아 연방교육청(UBEC)은 코이카의 지원으로 연방수도를 포함한 전국 주요거점 6곳에 스마트스쿨 을 건립하고 있다. 스마트스쿨은 바우치주, 카노주, 나사라와주 등 전국 37곳으로 고루 퍼져 있다. 주정부는 학교 부지를 제공하고, 연방교육청에서 학교를 짓고, 코이카는 스마트스쿨 운영 역량을 구축해 교원 연수와 ICT(정보통신기술) 학습 콘텐츠를 개발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학생 4,320명이 직접 디지털 교육을 받고 초 중등 교사 480명이 역량 강화 연수를 받는다. 특히 시범학교를 거점으로 ICT 교수용 콘텐츠를 활용하는 전국의 교사와 학생들도 디지털 교육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나이지리아 교육 현장은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격차가 큰 편이다. 나이지리아 연방교육청의 디지털 시설 현황에 따르면, 전국 공립초등학교의 컴퓨터 보급률은 5.6%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사립초등학교의 컴퓨터 보급률은 52.2%에 이른다. 특히 전력시설은 공립초등학교의 경우 14% 정도만 구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범학교는 디지털 교육 인프라로 공립 교육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각 학교는 유치원 2학급, 초등학교 12학급, 중학교 6학급 등 20학급 규모로 마련된다. 학급당 학생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실을 비롯해 방송실, 컴퓨터교육실, 과학실, 도서관, 시각 청각 장애인 학생을 위한 특수교실도 별도로 마련된다. 코이카는 스마트스쿨을 중심으로 ICT 콘텐츠 활용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실 내 학습 기자재, IT 기기, 방송실 구축 등을 지원했다. 연방교육청은 나이지리아 전역에 ICT 기반 공립학교 모델을 만들어 교육 환경 개선과 교육의 질을 향상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위해 최소 5년간 스쿨 매니저를 별도로 고용해 학교의 전반적인 관리 체계를 확립한 뒤 주정부에 인계할 예정이다. 교사에 대한 투자가 학생을 위한 투자 교장단 초청 연수: 세종시 조치원 초등학교 방문(왼쪽), 한-나 스마트스쿨 교장단 원탁회의(2022년) 디지털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나이지리아는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디지털이나 ICT 관련 문해율은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 공 사립 교사의 컴퓨터 문해율은 평균 59% 수준이다. 지역 편차를 줄이는 것도 관건이다. 지역거점 컴퓨터 문해율 수준은 북동지역 45%, 북서지역 48%, 남동지역 64%, 남서지역 74% 등으로 나타났다. *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in STEM Education (IJRSE) A Study of Computer Literacy Among Stm Teachers in Colleges of Education in Nigeria(May 2020) 나이지리아 정부는 디지털 전환에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연방통신디지털경제부는 국가 디지털 경제정책전략(2020~2030)을 통해 2025년까지 광대역 통신보급률을 현재 37.8%에서 70%까지 높이고, 현재 1.5 Mbps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를 2025년까지 도시 기준 25 Mbps, 지방 기준 10 Mbps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연방교육청은 교육 추진 전략을 통해 ICT 기반 교수 학습이 가능한 교원 10만 5,000명을 양성하고 IT 전문 인력도 2,000명 키워낸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코이카는 지방분권이 명확한 나이지리아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연방정부 수준에서 스마트스쿨 마스터플랜을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연방교육청과 주정부 차원에서 학교 완공과 개교에 맞춰 학교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스마트스쿨 가이드라인 개발을 제안했다. 특히 스마트스쿨 위원회를 통한 주정부 간 협업을 유도해 전국으로 확대 적용의 길을 열어뒀다. 선도교원 현지 연수: 마이크로 티칭 발표(2024년) 이번 사업에서 집중한 부분은 교원 ICT 역량 강화다. 소수의 ICT 선도교원을 키워 일반교사의 역량을 향상하고, 일반교사는 ICT 활용 수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양성한 선도교원과 개발한 프로그램은 향후 나이지리아 스마트스쿨에서 지속적으로 교사 역량 강화에 이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초 중등 수학, 과학 등 교과별 연구회를 구성하고 운영을 지원했다. 교과연구회 소속 교사들이 학교 기반의 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나이지리아 교수 상황에 적합한 ICT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콘텐츠는 교육연구개발원(NERDC)을 통해 표준모델로 인증해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코이카는 오는 8월 나이지리아 연방교육청과 함께 6개주별 스마트 에듀케이션 페어 를 개최할 계획이다. 페어에서는 학교 운영, 교수 학습 방법, 학생 성취도 면에서 우수한 사례를 선정해 포상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교육 현장에서의 혁신적 접근과 효과적 교육 방법을 채택한 학교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에듀케이션 페어는 교육 분야의 혁신과 발전을 촉진하며, 우수한 교육기관들의 노력을 인정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프리카 10년 차, 국제기구 10년 차 '내가 만난 아프리카, ODA 전문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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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콩고)은 아프리카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어 아프리카의 심장 으로 불린다. 박준우 소장은 이곳에서 유엔개발계획(UNDP) DR콩고 국가사무소 현장사무소장을 맡고 있다. 코이카 해외봉사단부터 시작해 국제기구 정직원이 된 그는 아프리카에서 10년을 보낸 ODA(공적개발원조) 전문가다. 아프리카에서 10년, 국제기구 직원으로 10년을 보낸 박준우 소장이 바라본 DR콩고, 그리고 ODA 전문가의 역할에 대해 들어본다. 박준우 소장 UNDP 콩고민주공화국 국가사무소 현장사무소 소장, 오우엘레(Haut Uele)주 기후변화 REDD+ 사업 프로그램 매니저로 근무 중이다. 오우엘레주에서 UNDP를 대표하는 동시에 해당 지역 REDD+ 사업 총괄을 맡고 있다. REDD+(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 산림 전용 및 황폐화 방지, 산림 보전,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 산림 탄소 저장량 증진을 포함하는 기후변화 저감 활동)는 파리협정 5조2항에 명시된 기후변화대응 프레임워크다. DR콩고에는 아마존 다음으로 가장 큰 열대우림이 있는 콩고분지의 60%가 분포해 있다. 박준우 소장은 이 지역에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REDD+를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코이카 역시 UNDP 현장에서의 이행 경험을 바탕으로, 오우엘레주 대상 REDD+ 사업을 지원 중이다. Q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국제기구인 UNDP 정직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이카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당시 경험이 ODA 전문가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청소년 시절부터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 때 그 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현장 경험을 해보고 싶다 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때 한 선배가 코이카 해외봉사단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당시엔 몰랐는데 이제 와 돌아보니, 코이카 봉사단원 활동은 국제개발협력의 시작과 끝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던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습니다. 현장에서 마을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며 사업 수요를 파악, 발굴, 발전, 수행하는 사업 사이클 전반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그 과정을 거치며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석사과정에 진학해서 개발학을 공부했습니다. 사업 프로그램 개발과 수행이라는 세부 분야를 정한 데에도 봉사단원 경험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에서는 국제개발협력 이라고 하면 사업 프로그램 개발 및 수행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이행지원(Operations) 분야의 재무, 인사, 법무, 사업 질적 관리 등 다양한 세부 분야가 있습니다. 어느덧 저도 제 분야에서 활동해 온 지 10여 년이 지났네요. 산림 기후변화대응(REDD+) 사업지 코이카 해외봉사단원 시절, 마을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했던 순간의 보람은 현재의 그를 있게 한 계기가 되었다. 전기도, 물도, 길도 없는 곳에서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척박한 환경에서도 서로 응원하며 공부하고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프리카는 종족과 자원, 외부의 개입 등 다양한 이유로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난다. 해결책 없는 문제가 아직도 너무나 많지만, 박준우 소장은 봉사단원 시절 느꼈던 까닭 모를 벅차오름을 지금도 현장을 누비며 변함없이 느낀다. Q코이카 해외봉사단을 비롯해 경력사다리 프로그램, ODA 전문가 제도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UNDP 정직원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경력을 개발해 나갔나요? 코이카 해외봉사단 이후 영국 개발학연구소(Institute of Development Studies)에서 빈곤과 개발 을 주제로 개발학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당시 코이카에서 경력자에게 학비 일부를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코이카 ODA 전문가 제도를 통해 DR콩고 코이카사무소에서 농업농촌개발 분야 전문가로 일하며 사업 개발과 관리 업무를 했습니다. 갓 석사를 마치고 온 때라 실무를 잘 몰라 허둥대기도 했지만, 대학원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직접 실행에 옮길 기회가 많이 주어졌습니다. 현지 대학교 농경제학과 교수팀과 농촌종합개발사업 영향평가를 기획하고 진행하기도 했어요. 코이카 봉사단 활동을 할 때 파라과이 농업부 농촌지도부와 주로 업무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DR콩고 농업부와 농촌지도역량강화사업을 기획해서 승인을 받기도 했고요. 이후 잠시 NGO에서 에티오피아 근무를 하던 중 당시 신규 프로그램이었던 코이카 다자협력 전문가(KOICA Multilateral Cooperation Officer, KMCO)*에 합격했고, UNDP DR콩고에 파견되어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업무를 이어오고 있어요. * 코이카와 국제기구 간의 협력 효과성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인재들에게 국제기구 개발도상국 사무소에서 최대 2년간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UNDP 현장사무소 전경 QDR콩고 주재 국제기구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활동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활동할 당시에는 제가 프랑스어도 서툴고, 함께 있던 다른 나라 기관 사람들도 코이카나 한국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눈썰미도 좋고 한번 배운 업무는 적응도 빠르고 효율도 좋았어요. 그래서 이후에는 현장 상황과 문화, 주요 어젠다 등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었어요. DR콩고 코로나 제2진단센터 개소식 지금이야 자신이 지나온 각 단계가 경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다음 걸음을 내디디며 새로운 프로그램에 도전해야 했다. DR콩고에 파견 직후 초기 5년 동안 그는 현지의 유일한 한국인 전문가였다. 지금은 그를 포함해 두 명의 한국인이 현지 전문가로 근무 중이다. QDR콩고에서 다자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아프리카에서 10여 년 일하며 접한 UN기구 국가사무소 내 다자협력은 무척 다양한 형태로 이뤄집니다. 제 경험에 빗대어 설명해 보면, 사업 형태의 경우 아프리카 내 DR콩고와 같은 취약국의 경우 재무 리스크 등으로 인해 유엔기구 등이 직접사업수행 권한을 갖고 협력정부 승인 아래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정부 부처가 펀딩을 해서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펀딩은 UN기구마다 다르게 진행되지만, UNDP는 각국 재원을 펀딩 형태로 모아 전략우선순위에 따라 국가사무소에 배분해 사업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코이카도 이러한 UN기구에 핵심 재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콩고분지 열대우림이 있는 DR콩고는 기후위기 와 전통적 취약국 이라는 주요 국제 어젠다를 이유로 세계 각국 주요 원조기관들이 모여 있다. 주요 공여국과 기관이 자금을 지원하고 이행을 위한 기술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현지인들이 느끼는 피로감도 적지 않다. 현지 정부와 이해관계자 그리고 지역주민들과의 신뢰를 쌓는 기본은 역시 진정성 이다. Q지난 10년을 돌아볼 때 기억에 남는 사업 혹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또한 해당 사업 및 활동은 어떻게 전개되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도 궁금합니다. 코로나가 유행할 당시 DR콩고에서 제2의 코로나 진단센터 건립운영 사업을 진행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한국에서는 진단센터 건립 사업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정부 거버넌스와 조정 역량이 아프리카에서도 최저 수준인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만만치 않은 사업이었습니다. 게다가 DR콩고 정부 입장에서는 UNDP라는 큰 규모의 기관을 통해 사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져 사업 미팅을 잡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코이카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제2의 코로나 진단센터 설립을 5개월 만에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Q복잡해진 국제질서 가운데, DR콩고를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인프라 부족이 심각한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건 도로 인프라라고 생각합니다. 바다가 아예 없거나 접한 해안선이 짧아 실질적 내륙국일 경우에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물류비용이 3~10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높은 물류비용으로 인해 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이는 시민들의 생계를 위협합니다. 전기나 물, 학교, 병원 시설 등도 중요하지만 도로 인프라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DR콩고의 경우에는 동부지역 반군과의 전쟁, 그리고 이를 둘러싼 주변국들과의 정세도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좋지 못한 도로 상황으로 흙길에 빠진 컨테이너 차량 Q아프리카의 다양한 문화 경제 정치적 배경을 고려할 때 DR콩고에서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쉽지 않은 질문이지만, 좀 더 현실적인 대답을 위해 DR콩고 사업 성공 의 정의에 다르게 접근하고 싶습니다. 기존의 지표와 성공 기준에서 벗어나 실현할 수 있는 부분 에 더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이해관계자 전반의 역량 강화를 비롯해, 국가 전체 거버넌스 안에서 중장기적으로 섹터별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개발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지역 중심 개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업이행에서는 프랑스어권과 지역 전문성 등을 고려해 컨소시엄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겨집니다. 현지 정부와 현지 NGO 등 이해관계자가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국제 NGO 등이 선도하는 형태의 사업이행 구조가 성패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전문성과 언어, 지역 안전 등 협조를 구해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지만, 분야 전문성과 사업조정 역량 측면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이 기여할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Q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까? 지원사업의 가장 끝단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그 지점에 관심이 있고,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십억, 수십조 단위의 큰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들을 보지만, 정작 혜택이 돌아가야 할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도움이 전달되었는가 하는 것이, 이곳에서 일하며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사이 국제기구 국가사무소 대표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사무소의 대표라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지원하는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준우 소장은 현지 정부와 대화할 때 동행(Accompagnement) 이라는 단어를 자주 주고받는다고 말한다. 때로 이 말은 국제사회의 원조 를 에둘러 전하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덧 아프리카에서 10여 년, 국제기구에서 10여 년을 보낸 그는 동행 의 의미가 새로운 파트너십 으로 확장되기를 희망한다. 재원 투자를 넘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수혜가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발협력의 생태계가 탄탄하게 갖춰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그는 ODA 전문가를 지망하는 청년들을 향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시작 단계에서는 다양하게 경험을 쌓고, 이후로 영역을 좁혀 나가며 전문성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그 역시 현장에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2024.04.24
4월 KOICA NEWS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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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보면 봄이 한창입니다. 이번 달은 주로 코이카가 국내에서 진행한 행사 중심으로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코이카는 그동안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는 방법으로 개도국 지원 사업 등 여러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왔는데요. 이달에도 두 건의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심사숙고해 진행한 업무협약인 만큼 좋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겠죠? 다른 좋은 소식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우리 청년들을 국제기구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4월 30일에 열리는 설명회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방면으로 노력한 결과일까요? 코이카가 134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전합니다! 📰 NEWS 1. 우리 중소 벤처기업 해외 진출 지원하는 MOU 체결 코이카 창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 3자 MOU 체결식 코이카가 지난 4월 1일 창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중소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 간 상호 연계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우리 중소 벤처기업이 해외 진출과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각 기관의 중소 벤처기업 지원 사업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업무협약에 따라 세 개 기관은 ▲고급 기술인력의 창업 활성화를 견인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TIPS)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 있는 파트너와 협업하는 코이카 혁신적 개발협력 프로그램(DIP) 간의 연계사업 발굴 ▲개발도상국 문제를 해결하는 예비창업가와 스타트업 등을 지원하는 코이카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의 고도화 및 활성화 ▲홍보 및 기타 협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이날 체결식에서 장원삼 이사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역량 있는 중소 벤처기업들이 개발도상국의 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라고 밝혔다.📰 NEWS 2. 한국에너지공단과 손잡고 개도국 기후변화 대응코이카-한국에너지공단 MOU 기념 단체 촬영 코이카가 개도국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국에너지공단과 손잡는다. 코이카는 지난 4월 9일 한국에너지공단과 기후변화 대응 및 신 재생에너지 분야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의 유기적 업무 협조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은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 및 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ODA 사업 협력 ▲양 기관의 기업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의 유기적 연계 ▲양 기관 간 전문 분야 정보 및 인적 교류 등이다. 두 기관은 앞으로 개도국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정책 수립, 온실가스 검‧인증 등을 지원해 국제사회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개도국의 에너지 접근성 향상, 에너지 빈곤 해소 등에 기여하기로 했다. 코이카는 코이카 기후행동 중기전략(2021~2025) 을 수립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그린ODA 사업 발굴을 확대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사업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NEWS 3. 중기부 동반성장평가서 최우수 등급 받아코이카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3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 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코이카는 ▲동반성장 전략 수립 및 체계 ▲공정거래 문화 조성 및 확산 ▲창의 선도적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해 총 99.08점으로, 134개 공공기관 가운데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3년 신한은행과 협력해 총 5년간 7.9억 원의 안정적인 상생협력 기금을 마련하는 등 공공기관 특성상 달성하기 어려운 기금 출연을 한 부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 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에 따라 동반성장 및 상생협력 분야에서 공공기관의 선도적 역할과 노력을 유도하고자 2007년부터 동반성장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NEWS 4. 4월 30일 국제기구 진출 프로그램 설명회 개최2024년 국제기구 진출 프로그램 설명회 홍보 포스터역대 최대 규모로 다자협력전문가(KMCO)와 코이카-UNV* 대학생 봉사단을 선발하는 코이카가 4월 30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설명회를 개최한다. 2024년 다자협력전문가와 코이카-UNV 대학생 봉사단 파견 인원은 각각 51명, 29명으로 총 80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역대 최대이자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다자협력전문가는 국제개발협력에 열의를 가진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이 코이카와 협약을 맺은 국제기구에서 근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코이카-UNV 대학생 봉사단은 UN 산하기관 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며 국제기구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는 인턴십 제도이다. 이번 설명회는 코이카와 함께 글로벌 진출(Be Global with KOICA) 이라는 주제로 1 2부에 걸쳐 진행된다. 1부 코이카 국제기구 경력사다리 세션 에서는 청년들의 국제기구 진출을 돕는 경력사다리 제도와 프로그램별 지원 자격, 모집 분야, 선발 절차 및 계획 등을 안내한다.설명회 참여는 사전 신청자에 한해 가능하며, 참가 신청은 4월 25일까지 설명회 포스터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당일 행사 참석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월드프렌즈코리아 유튜브(youtube.com/@WFKvideo)에서 실시간 생중계도 진행한다.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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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역서 누구도 소외시켜선 안 돼... 한국은 개발협력 분야의 최고의 파트너'
한국은 개발협력 분야에서 슈퍼파워 (초강대국)이자 글로벌 중추국가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위기를 겪는 개발도상국이 많지만 이 나라들도 언젠가는 한국처럼 발전할 것이라 믿습니다. 나탈리아 카넴(Natalia Kanem) 유엔인구기금(UNFPA) 사무총장이 지난 3월 6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 본부를 방문했다. 유엔인구기금은 모든 임신이 환영받고, 모든 출산이 안전하게 이루어지며, 모든 청소년의 잠재력이 실현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to deliver a world where every pregnancy is wanted, every childbirth is safe and every young person's potential is fulfilled) 임무를 수행하는 유엔의 대표적인 성 재생산 건강 기구이다. 유엔인구기금은 1974년부터 한국과 협력 중이며, 1970년대 한국의 인구정책, 인구계획, 가족계획, 인구조사 등을 지원해왔다. 코이카와 유엔인구기금은 이날 향후 3년 동안 아프리카, 중동 등 분쟁취약지역에서 성폭력을 예방하고 성폭력 생존자를 돕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카넴 사무총장은 코이카와 향후 3년 동안 아프리카, 중동 등 분쟁취약 지역에서 성폭력을 예방하고 여성 및 소녀들의 성 재생산 건강을 지원하는 인도주의 프로젝트를 3,270만 달러(약 425억 원) 규모로 진행한다 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소말리아, 남수단,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 6개국에서 약 70만명이 지원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Q 한국 방문은 몇 번째인가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사무총장 자리에 오른 2017년 국제 인구 컨퍼런스와 저출산∙고령화 국제 심포지엄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2019년에는 유엔인구기금 서울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했습니다. Q 현재의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유엔인구기금 사무총장으로서 한국의 인구학적 변화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은 20세기 초반 서양의 의학과 보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사망률이 급감하고 평균 기대수명은 급증했습니다. 출산율이 가장 눈에 띕니다. 2022년 기준, 한국은 0.78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습니다. 인구학적인 문제를 악화시키는 숫자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다양한 내 외부 위기를 극복해 온 역사와 그로부터 파생된 회복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인구학적인 위기 역시 극복할 거라 생각합니다. Q 코이카와 유엔인구기금 간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코이카와 유엔인구기금은 2007년부터 성 재생산 건강 및 권리(SRHR: Sexual Reproductive Health and Rights), 모성보건 및 젠더기반폭력(GBV: Gender-Based Violence) 부문에서 진행해온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분쟁 및 취약국 지원 프로그램 은 에이즈를 비롯한 성질환 진단 치료, 피임법 교육을 통한 성 재생산 보건 서비스 확대와 젠더기반폭력 예방 및 대응 서비스의 접근성 향상이 목표로, 임산부와 신생아의 생명을 구하고 인도주의적 환경에서 여성들과 소녀들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사업입니다. Q 지원국은 어디인가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소말리아, 남수단, 팔레스타인, 레바논 등 6개국입니다. 우선 아프리카 지역의 4개국에 걸쳐 총 65만 3,627명의 사람들이 344개의 보건 시설을 통해 성 재생산 보건 서비스의 혜택을 받게 됩니다. 중동 지역에서는 4만 2,000명 이상이 14곳의 보건시설을 통해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 그간 코이카와의 협력 사업을 통해 얻은 성과를 말씀해주세요. 코트디부아르에서 진행한 누관질환 치료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할례를 경험한 여성은 난산 시 방광이나 장에 구멍(누관)이 생기면서 대소변이 질로 흘러내리는 산과적 누공 을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7년 코이카와 누관질환 치료 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총 27건(2024년 기준)의 다양한 사업을 함께했습니다. 현재 계속사업도 총 20건으로 1억 1,600만 달러 규모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신규 분쟁취약국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3,27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Q 분쟁지역에서 다자협력 사업 진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지난 35년간 일하면서 느낀 점은 현지 주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코이카는 일회성으로 접근하거나 문서상으로만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문제에 직접 관심을 보이고 필요할 때 직접 개입하는 부분이 상당한 강점입니다. 빈곤국이나 개도국에서 일할 때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질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매우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가 필요하며, 코이카는 그런 면을 충분히 인식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산율의 지속적인 하락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입니다. 최근 칠레의 출산율 하락을 조명한 한 매체의 기사도 있었습니다. 개인적 부담을 덜어줘야 출산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에 부담을 느끼는 요인을 조사하면 경제적 비용과 좋은 부모가 돼야 한다는 감정적 소모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여성은 경제적 활동이 왕성한 시기와 가임기가 겹치기 때문에 자신과 가족에게 최적의 결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할 자격이 있습니다. Q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여성의 워라밸이 적절하게 작용해야 하며 남성에게도 출산 휴가와 주말에 자녀들과 놀아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결혼을 하면 집안일이라는 일종의 세컨드 잡 이 생기는데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공정해야 합니다. Q 구체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유엔인구기금에서 민간기업과 함께 저출산 관련 프로젝트를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직장 내 수유실을 만들고, 임신 기간에 정기검진을 할 때 동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리를 비울 수 있는 제도 등을 실행했더니 결과적으로 회사의 생산성에 도움이 되고 인재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유엔인구기금의 The Coalition for Reproductive Justice in Business 를 참고해 보면 좋습니다. (링크: https://vo.la/YApuJ) Q 마지막으로 국제개발협력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유엔(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17개 중 가장 핵심은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1994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최한 첫 국제인구개발회의(ICPD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opulation and Development)에서 채택된 ICPD 행동계획(ICPD Programme of Action) 은 기존의 수치화된 인구 목표를 지양하고, 모든 부부 및 개인이 자녀의 수, 자녀를 가질 시기 등에 대해 자유롭고 책임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인정하는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였습니다. 유엔인구기금은 누구도 소외시키지 말자(Leave No One Behind) 는 메시지를 내세웠으며 거기에는 임산부와 어린이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는 여성의 출산율, 자기결정권 등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2024.03.28
가뭄 든 땅에서 여성들의 웃음이 피어났다
40년만에 닥친 혹독한 가뭄이었다.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지역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우기에도 제대로 된 비가 내리지 않았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시작된 가뭄은 3년째 이어졌다.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던 지역에서 그나마 있던 농작물과 가축이 먹을 풀마저 모두 말라버렸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이번 가뭄으로 2,300만명 넘는 사람들이 극심한 식량 불안을 겪었다. 생활고는 더욱 심각해졌다.케냐는 국토면적의 89%가 연간 강수량이 850mm 이하인 건조지역이다. 이번 가뭄으로 이 지역 인구의 27%(440만 명)가 심각한 식량위기에 처했고 가축의 5%(261만 마리)가 폐사했다.케냐 여성들의 경제적 역량강화를 위한 양봉키트 기증식코이카는 가뭄이 시작된 2020년부터 케냐에서 농촌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여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케냐 정부, 유엔여성기구(UN Women),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월드비전 등이 웨스트포콧, 라이키피아, 키투이, 이시올로 등 4개 주에서 여성 농민의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해왔다. 여성들에게 변화된 기후 환경에 맞는 농업과 목축업 기술을 전수해 식량을 확보하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여성이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게 리더십 함양 교육, 자조 조직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했다. 약 90억 원이 투입된 이 사업으로 아프리카 여성 2,964명의 삶이 바뀌었다. 오랜만에 가득 찬 곡물 창고 올해 저는 행복한 농부였습니다 아비아 문야오(Avia Munyao・46)키투이 주에 사는 아비아 문야오 씨는 세 아이의 엄마다. 옥수수 농사를 지으며 아이들 학비를 대고 생계를 꾸렸지만 수익은 늘 일정하지 않았다. 2020년 팬데믹과 가뭄이 동시에 찾아오면서 살림은 더 어려워졌다. 2021년 코이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바뀐 기후환경에서 농사를 짓는 법, 염소를 돌보는 법 등을 가르쳐주는 수업을 들었다. 가뭄에 강한 농작물이라는 수수부터 새로 심었다. 수수는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쑥쑥 잘 자랐다. 작년엔 총 20kg의 수수를 수확했다. 1.3kg은 다른 농부들에게 종자용으로 판매하고, 나머지는 양조장에 팔기 위해 보관 중이다. 또 녹두 90kg을 수확해 5,850달러(약 775만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옥수수도 다시 재배 중이다. 이번엔 코이카 프로그램에서 배운 자이피트 기술을 적용해서 작물을 심었다. 전통적인 방법보다 구덩이를 깊게 파는 방식으로, 건조지역에서도 물 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후 스마트 농법이다. 이번 시즌에 저는 정말 행복한 농부였습니다. 옥수수가 이렇게 많이 수확된 것을 본 적이 없어요. 4자루를 수확해서 가격이 적당히 오르면 판매할 거예요. 최근엔 그동안 거둔 수익금으로 농지를 더 매입하고, 염소 10마리도 추가로 구입했다. 3년 전까지만해도 고작 4마리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총 35마리를 키우고 있다. 코이카 프로그램에서 배운 대로 염소들이 아픈 곳은 없는지 매일 살피고, 예방 접종도 시킨다. 염소들은 매일 우유를 제공한다. 그녀는 아침마다 8리터의 우유를 짜서 2리터는 가족들과 마시고 나머지 6리터는 판매한다. 지난해 여름에는 잘 자란 염소 8마리를 시장에 팔아 한국 돈으로 약 86만 7,000원을 벌었다. 염소는 신이 준 선물이나 다름 없어요. 초기 자본도 별로 들지 않고, 수익은 높거든요. 농촌의 여성들에게 경제적으로 매우 큰 버팀목이 됩니다. 이렇게 번 돈으로 그녀는 가계를 운영하고 세 자녀의 학비도 지불한다.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면서 생활 반경도 넓어졌다. 마을 자조 조직 대표, 지역 교회협의회 대표집사 등 명함이 벌써 여러 개다. 키투이 주 가뭄은 심각했지만 가뭄을 극복하면서 제 생활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나아졌습니다. 모두 새로운 것을 배운 덕분입니다. 더 많은 청년 리더를 키우고 싶습니다 줄리아 냠부라 와치라(Julia Nyambura Wachira・30)라이키피아주에 사는 줄리아 냠부라 와치라씨는 29세에 카프론 지역 주민 자조조직의 대표를 맡았다. 앞서 그녀는 코이카가 제공하는 리더십, 금융, 마케팅, 농장과 농지 관리 등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지식을 쌓았다.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기회와 기술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마을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젊은 리더를 두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코이카 교육에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참여한 그녀가 최종 리더로 뽑혔다. 자조 조직의 회원은 총 17명. 이들은 주기적으로 모여 양계, 감자 종자 생산, 약초 재배, 대출 서비스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정보를 나눈다. 그녀는 자조조직 대표를 맡으면서 지역 정부와도 직접 소통하게 됐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정부에 전한다. 지난해에는 라이키피아 북부 지역 선거구발전기금위원회 청년 대표, 케냐 청년연합 무코고도 동부지구 청년 리더로 선출됐다. 이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지역사회 내에서의 갈등 이슈, 자금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지역 주민과 청년을 대표해 목소리를 낸다. 와치라 씨는 앞으로 마을에 감자를 판매하는 매장을 더 짓고, 더 많은 감자를 생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자신과 같은 적극적인 청년 리더를 더 많이 양성하겠다는 꿈도 갖게 됐다. 리더십, 농업, 금융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교육에 참여한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젊은 리더로서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더 많은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더 많은 동료가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발전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대학 교육을 시키고, 새로운 집도 지을 겁니다 셀리나 로론(Selina Roron・50)셀리나 로론 씨는 웨스트포콧주에서 아들 4명과 딸 6명을 키우고 있다. 로론 씨의 하루는 바쁘다. 닭 15마리와 소 2마리, 송아지 2마리를 키우면서 2만여㎡ 규모의 땅에서 농사도 짓는다. 매일 우유 5리터를 인근 학교에 공급한다. 지역 교회와 학교에서는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케렐 중등학교에서 회계 담당자로도 일하고 있다. 평범한 여성 농부이자 가정주부였던 그녀는 2022년 동료 29명과 함께 코이카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받았다. 회계도 이때 배워 가계 경제도 계획성 있게 꾸리고 있다. 농사와 우유 판매로 얻은 수익으로 아이들 학비를 내고, 남은 돈은 저축한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경작지 면적을 4만여㎡로 늘리고, 비료와 종자를 구매해 농사 규모를 확대했다. 앞으로도 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갈 겁니다. 아이들에게는 대학 교육을 시키고, 우리 가족을 위한 새로운 집도 지을 거예요. 남편은 로론 씨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코이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초기에 남편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케냐의 가부장 문화로 인해 남편들이 아내의 바깥 활동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성평등 인식개선 교육을 들었다. 이제 남편은 로론씨가 외부 일정이 있을 때면 아이들을 돌보고 가사일도 거든다. 여전히 집안일은 여성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남성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성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변화를 바탕으로 다음 세대를 키우면 장기적으로 문화가 바뀌고, 여성의 삶도 크게 나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기후 스마트 농법을 통해 수확한 농산물을 보여주는 케냐 부부프로젝트는 올해 마무리된다. 남은 기간 코이카는 사업 종료 후에도 효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주정부와 협력해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임장희 코이카 케냐사무소장은 후속 사업을 발굴하고 정부 예산을 확보해 현재 3,000명 규모인 수혜 주민 규모를 1만 명까지 확대할 계획 이라며 사업 마지막 단계까지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2024.03.28
3월 KOICA NEWS 모아보기
봄 내음이 모여드는 3월, 코이카에도 따사로운 소식들이 속속 날아들었습니다.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이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방문해 ODA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캄보디아 창업보육센터의 개소를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멀리 에티오피아에도 코이카가 지원한 창업보육센터가 문을 열어 미래 기술 혁신을 이끌 인재 양성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 밖에도 개발협력 참여전략 설명회 소식, 5개 NGO와의 긴급재난 대응사업 약정 체결식 소식, 새 식구를 모시는 코이카 소식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 NEWS 1. 코이카-베트남, ODA 협력 방안 논의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이 방문한 VKIST(한 베 과학기술연구원)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이 베트남 정부 고위 인사들과 ODA(공적개발원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장 이사장은 지난 3월 17~19일(현지 시각) 베트남을 공식 방문해 베트남 부총리, 과학기술부 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과 만나 베트남 산업인력 양성, R&D 협력, 혁신적 농촌공동체 개발 등 향후 베트남 국가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이 될 새로운 ODA 프로그램 구상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코이카 개도국 산업인력 양성 프로그램 (가칭)은 코이카가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및 한-아세안 연대 구상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기획한 신규 시그니처 프로그램 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비롯한 여러 개도국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NEWS 2. 캄보디아 기업가들의 꿈을 지원합니다 코이카 캄보디아 국립창업보육센터 개소식에서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장원삼 이사장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이 지난 3월 14일(현지 시각) 캄보디아 국립창업보육센터(National Incubation Center of Cambodia, 이하 NICC) 개소식에 참석했다. NICC는 코이카의 캄보디아 인큐베이팅 체계 구축사업 의 일환으로 신축된 창업 지원 공간이다. 코이카는 NICC를 중심으로 한 긴밀한 산학연계를 통해 실력 있는 청년 기업가를 배출하고, 이 기업가들이 국가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 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코이카는 캄보디아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창업을 할 수 있게 ▲사업 공간 지원 ▲초기 투자금(시드머니) 제공 ▲경영 및 디지털 기술 지도 ▲한-캄 대학 창업 교류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장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NICC는 캄보디아 미래 세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인큐베이터 로, 코이카는 이 청년들이 꿈을 실현하고 캄보디아의 경제 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여정에 계속 함께하겠다 고 말했다. 📰 NEWS 3. 긴급재난 상황 코이카-NGO 더 똘똘 뭉친다 코이카-5개 NGO 긴급재난 대응사업 약정 체결식 코이카가 세계 긴급재난 상황에서 국내 NGO(비정부기구)들과 더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됐다. 코이카는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재난 상황에 시의적절하고 민첩하게 대응하고자 2022년부터 국내 NGO와 민관협력으로 긴급재난 대응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20일 코이카와 국내 5개 NGO(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희망친구 기아대책,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초록우산어린이재단)는 약정 체결식을 열고, 올해부터 긴급재난 상황 발생 시 코이카가 NGO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공동 기획하고 재원을 분담하는 방식을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그전까지 코이카는 긴급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사업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만 참여했다. 이날 약정 체결식에서 손정미 코이카 글로벌연대 파트너십본부 이사는 올해 첫 시범 도입되는 민관 컨소시엄 방식의 협업은 추후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민관협력 사업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라고 말했다. 📰 NEWS 4. 개발협력 참여전략 설명회 개최 2024년 개발협력 참여전략 설명회 모습 코이카가 지난 3월 12일 2024년 개발협력 참여전략 설명회 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은 개발협력 참여전략 설명회는 해외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잠재 파트너를 대상으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참여 방법과 전략을 안내하고, 일대일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유용한 ODA 참여 정보를 한자리에 모아 제공하는 행사다. 우리 기업의 글로벌 ODA 시장 진출 확대 라는 주제로 3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자리에서 코이카는 4,500억 원 규모의 2024년 발주 계획을 중심으로 조달 참여 절차 안내, 기업 협력사업 참여 방안 등 글로벌 ODA 시장 진출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공유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코이카는 설명회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외 ODA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관심과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 NEWS 5. 에티오피아 기술 혁신 이끌 이노비즈-K 오픈 코이카-에티오피아 이노비즈-K 개소식 현장 에티오피아의 미래 기술 혁신을 주도할 창업보육센터 이노비즈-K(Innobiz-K) 가 지난 3월 22일(현지 시각) 문을 열었다. 한국 정부와 코이카의 지원으로 건립된 이노비즈-K는 에티오피아 창업 기업과 중소기업의 시제품 제작, 창업 교육, 우수 기업 창업 자금 등을 종합 지원하는 창업보육센터이다. 코이카는 2025년까지 중저소득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에티오피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2020년부터 기술 혁신 기반의 기업 육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노비즈-K 센터 건립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개소식을 위해 한국에서 현지를 찾은 김동호 코이카 이사는 이노비즈-K는 한국의 오랜 우방인 에티오피아의 경제 발전을 위한 코이카의 헌신을 상징하며, 앞으로도 청년 세대의 제조업 혁신 분야 창업 진출을 적극 지원해 에티오피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 고 전했다. 📰 NEWS 6. 코이카 새 식구를 모십니다 코이카 전경 코이카가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2024년 상반기 신입직원을 공개 모집했다. 모집 인원은 39명으로, 전년 대비 일반직 신입 채용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됐다. 사회형평적 신입 채용 규모도 3배 확대됐다. 채용 분야 및 인원은 ▲일반직(신입) 33명, ▲일반직 사회형평적(신입) 6명이다. 다양한 계층에 대한 포용적 일자리 제공을 위해 일반직 신입(5급) 33명 가운데 15명은 비수도권 지역인재로 선발한다. 보훈(5급) 3명, 고졸(6급) 3명은 일반직 사회형평적 신입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채용 원서는 3월 20일부터 4월 4일까지 코이카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받는다.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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