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
2023.04.28
케냐 극빈층 장애 아동 자립 다각도 지원
전 세계 장애인 수는 UN 추산 전체 인구의 10%, 약 8억 명에 달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더욱이 개발도상국의 극빈층, 그중에서도 장애인이 포함된 가정은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더욱 소외된 계층으로 꼽힌다. 코이카는 개발도상국의 극빈층이 처한 가난과 질병 등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고 자립 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 아래 다각도의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코이카가 밀알복지재단과 손잡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2단계에 걸쳐 추진한 케냐 키수무 지역 장애 아동과 가정의 자립 지원 사업 이 대표적이다. 절대 빈곤 키수무 장애 아동에 특수 통합 교육 제공장애 아동을 위한 재활치료실을 운영하는 키수무의 지역보건소(이하 사진 제공: 밀알복지재단)케냐 서북부 키수무 지역은 수도 나이로비와 뭄바사 다음으로 꼽히는 케냐의 주요 도시이다. 하지만 이곳은 지역사회가 루오족 중심으로 구성돼 키쿠유족 중심의 정부 정책에서 소외돼 있다. 이로 인해 이 지역 주민들은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키수무의 전체 인구 중 60%가 절대 빈곤 상황에 처해 있다. 장애 가정의 형편은 더 좋지 않다. 키수무 지역의 장애 인구는 전체 인구 959,882명의 6%에 해당하는 62,740명으로, 이들의 절반가량은 국내 평균 소비지출선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 수준을 갖고 있다. 또 이들이 속한 가정의 약 80%가 하루 수입이 1.9달러 이하인 국제 빈곤선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여기에 케냐의 충분하지 않은 사회안전망 체계와 장애에 대한 지역사회 전반의 편견 등이 더해져 키수무 지역 장애 아동은 필수적인 교육과 재활은 물론이고 또래 집단과 어울려 사회성을 형성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코이카는 키수무 범 지역사회 차원의 장애 인식 개선과 이를 통한 장애 아동 및 가족의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해 케냐 키수무 지역 장애 아동과 가정의 자립 지원 사업을 두 단계로 나눠 실시했다. 1단계는 2017~2018년에, 2단계는 2019~2021년에 실시해 총 65가정을 지원했다. 두 단계에 걸친 지원 사업의 주요 내용은 크게 장애 아동의 건강 및 교육권 향상, 지역주민의 장애 인식 개선, 장애 아동 가정의 경제적 역량 강화로 나눌 수 있다.케냐 키수무 지역 장애 아동과 가정의 자립 지원 사업 1단계와 2단계의 특징 및 차별점농업 양계로 소득 창출 양육 가정 경제 자립 강화이 사업의 세부 성과로는 우선 장애 아동의 교육권 향상을 들 수 있다. 본 사업에 참여한 장애아동 중 41명이 학교에 등록해 제도권 내 교육을 이수하고 있으며 2021년 평균 출석률이 88.16%로 증가했다. 이는 키수무 지역 학생 평균 출석률인 88~90%에 이르는 수치다. 또 화장실 등 학교 관련 인프라를 개선해 장애 아동들이 지속적으로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활동보조인 운영을 통해서는 장애 가정의 지역주민의 장애인식 개선과 장애 아동 가정의 경제적 역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코이카는 여성 주민 23명을 장애 아동의 활동을 돕는 활동보조인으로 선발해 장애 아동에게 주 3회 활동 보조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했다. 이를 통해 마을에서는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장애 아동들은 재활 훈련 등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활동보조인을 통해 가정에서 의료기관 수준의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활동보조인을 운영할수록 장애 아동에 대한 마을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장애 아동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었고, 마을 여성들이 지역사회의 저소득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자조 그룹을 조직해 활동하는 등 마을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바뀌었다.장애를 가진 자녀를 돌보느라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없었던 여성 보호자들은 활동보조인 덕분에 경제적 자립 역량을 강화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장애 아동 여성 보호자들은 케냐 농축산연구소 키수무지사의 농 양계 전문가들로부터 기술 교육 등을 지원 받아 공동작업장과 개별 가정 내 사업장에서 작물을 재배해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주 재배 작물은 케냐의 주식인 옥수수로 각 가정이 식량 확보와 함께 잉여 수확물 판매를 통해 부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갔다. 2021년에 48개 가정에서 약 6,890만㎡ 규모의 경작지를 개간하고 8,570㎏에 달하는 수확량을 기록했다. 양계 사업의 경우 2021년 하반기 41개 가정에서 2만 8,090개의 달걀을 생산, 이 중 2만 600개를 판매해 약 2,055달러의 소득을 창출했다. 또한 코이카는 이들 가정이 수입을 안정적으로 관리 운영할 수 있도록 재정 관리 모니터링 및 교육을 지원했다.2024년까지 장애 아동 지원 사업 계속돼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실 모습코이카의 케냐 키수무 지역 장애 아동 지원 사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2단계 사업 종료 후 2022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케냐 키수무주 니얀도 지역 장애 아동 사회통합 지원 사업 은 2024년 말까지 총 9억 9,8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추진된다. 코이카 케냐사무소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장애 아동과 가족 구성원의 사회권을 보장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역량 강화 및 장애인 옹호 조직 확대를 통해 장애 아동의 중장기적 사회 통합을 지원하게 된다 며 장애 아동의 공공 서비스 접근성 향상과 장애 인식 개선을 통한 장애 아동 가정의 사회적 지지 강화를 목표로 다각도 사업을 추진 중 이라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코이카는 키수무 지역 내 장애 아동 교육 관련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장애 통합 교육 커리큘럼 TF팀 을 구성하고 2개 공립학교의 특수학급 운영에 참여, 보완된 장애 통합 교육 커리큘럼을 시범 운영했다. 교사 대상의 역량 강화 교육 또한 눈에 띈다. 지난해의 경우 4차례 교육을 통해 총 88명의 공립학교 교사가 장애 아동 교육에 대한 역량을 높였다.교실, 화장실 등 장애 친화적 인프라 개보수 지원장애 아동 발굴, 장애 진단 및 등록을 위한 장애 아동 현황 조사장애 아동이 더욱 편리하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공립학교 내 2개 특수학급과 화장실을 새로 짓는 등 인프라 개선에도 힘쓴다. 장애인이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베리어 프리(Barrier-Free) 화장실 등 장애 친화적인 시공을 통해 장애 아동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했다. 올해도 2개 학교를 추가 선정, 장애 친화적 인프라 개보수 사업을 지원한다. 재활치료 시설을 갖춘 주립병원과의 먼 거리를 감안, 사업 지역 내에 재활치료실을 구축한 점도 눈에 띈다. 현재 보건소, 병원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3개 재활치료실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치료가 시급한 장애 아동 중 66명을 선발해 체계적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열악한 시설의 경우 확장 보수하는 등 치료 환경 개선에도 공을 들인다. 여기에 밀알복지재단 케냐지부가 재활치료사를 직접 고용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케냐 보건부가 고용 인계를 통한 재활치료 인력을 확보 유지할 수 있도록 협의를 이끌어 내는 등 장애인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재활치료 외에도 보장구(장애인의 활동을 도와주는 기구)와 의약품, 수술 등의 의료 서비스 지원도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44명의 장애 아동이 보장구를 지원받았고 긴급 수술이 필요한 장애 아동 3명을 선발, 신경근 장애로 인해 수축된 근육을 완화하고 관절 작동 범위를 넓히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했다.장애 아동 현황 조사 또한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코이카는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 아동을 발굴, 장애 진단 및 등록을 시행 중이다. 이는 케냐 정부 당국을 상대로 장애 아동의 사회권 보장을 위한 정책 수립의 근거를 제시하는 등 중장기 장애 인식 및 환경 개선을 위한 주요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총 315명의 아동이 장애 진단을 받았고 이 중 202명이 장애인으로 판정됐다. 코이카는 올해 조사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발굴된 장애 아동이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에 연계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학부모 대상 교육 등 다각도 인식 개선 캠페인도장애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또래 도우미 교육현장장애 인식 개선을 통한 지역사회 내 장애인 권리 옹호를 위해선 장애 관련 정부 부처 공무원을 비롯해 관련 분야 종사자, 장애인 등으로 구성된 장애 통합 지역사회위원회 를 꾸려 운영 중이다. 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논의된 안건을 교육부, 사회보장부 등 장애 관련 5개 정부 기관에 제출, 안건에 대한 피드백과 협력 의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장애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선 가정과 보호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해 부모 교육에도 공을 들인다. 코이카는 지난해 다섯 차례에 걸쳐 총 283명의 장애 아동 보호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밀알복지재단 케냐지부 직원을 비롯해 관계 부처 공무원과 재활치료사 등이 강사로 나서 장애 아동의 재활 치료 및 건강 관리, 정부 지원책 등 다방면에 걸친 교육 과정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코이카는 정부 기관과 협력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 등 1,100여 명을 대상으로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고 비장애 학생을 또래 도우미 로 선정, 교육하는 등 장애 아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지역사회 및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 지원과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도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밀알복지재단 소개밀알복지재단은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을 목표로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와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고자 1993년에 설립됐다.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생애주기별 국내전문복지사업과 지속 가능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하며 UN경제사회이사회 로부터 특별협의적지위를 부여 받아 종교, 국적, 인종,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여 활동하고 있다.
필리핀 아동들의 생애초기 1000일 영양개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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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은 세계를 이끌어갈 주역이다. 이에 코이카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아동들을 위한 사업들에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생후 2년 이전의 영양상태가 한 사람의 성장과정, 나아가 전 생애에 걸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 시기의 중요성을 인식한 사업들을 펼쳐나가고 있다.2018년부터 5년간 필리핀에서 펼친 필리핀 UNICEF 생애초기 1000일간 영양개선사업(이하 생애초기 1000일 사업) 이 대표적이다. 코이카는 사업기간 동안 6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며 필리핀 아동 및 임신 수유부 대상 적정 영양공급을 위해 노력했다. 아동의 영양개선을 위해 필리핀 중앙 및 지방정부의 영양정책 환경 개선, 모성 및 영유아 대상 통합 보건과 영양서비스 제공 역량 강화, 영양개선에 대한 인식 전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통합적인 삶의 질 개선과 제도적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다.영양결핍, 개인의 고통 넘어 국가 부담으로필리핀 아동들의 영양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코이카와 유니세프세계은행(WB)이 2021년에 펴낸 보고서 <필리핀의 영양결핍>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필리핀의 영양결핍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필리핀은 발육부진 아동이 가장 많은 세계 10개국 중 하나다. 5세 미만 영유아 3명 중 1명이 발육부진을 겪고 있다. 6~11개월 영아의 38%, 12~23개월 영아의 26%가 영양결핍 상태이고 산모의 20%가 빈혈을 앓고 있다.아동들의 만성적인 영양결핍은 장기적이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생애 첫 1,000일 동안의 영양결핍은 신체 발달은 물론 인지와 감정 발달에도 영향을 끼친다. 영양결핍은 여러 환경적인 문제와 깊숙이 연결돼 있다. 영양결핍을 겪는 아이들은 보건 서비스를 받을 가능성이 낮고 아동 학대나 방치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문제들은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된다.특히 필리핀 동부 비사야스 지역의 사말과 북부 사말, 민다나오의 잠보앙가 지역은 빈곤율이 국가 평균에 비해 높고 자연재해에 취약해 영양결핍을 겪는 아동들이 많다. 북부 잠보앙가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빈곤율이 51.6%에 달하고, 5세 미만 영유아 중 발육부진을 겪는 아이가 38%나 된다. 영아 사망률도 1,000명 중 27명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그간 국제기구나 정부의 지원 사업에서 소외돼 왔다. 지역적으로 외지고 원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의 문화적 특성 등으로 인해 기초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많다.코이카는 2018~2022년 사말 북부사말과 잠보앙가 지역을 중심으로 생애초기 1000일 사업 을 펼쳤다. 이 사업은 유니세프(UNICEF), 필리핀 보건부와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지역 내 5세 이하의 소외계층 영유아 및 임신수유부 17만 7,000명에 대한 적정한 영양 공급, 필리핀 정부의 영양관리 역량 강화를 주요 목표로 약 6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진행했다.정부 역량 강화로 저체중 출생아 감소 등 가시적 성과다양한 지원으로 영양 상태가 크게 개선된 필리핀 아동들먼저 코이카는 산전에 진찰을 받거나 전문 의료인을 통해 분만하는 산모 비율을 높이고 급성 중증영양실조 완치율과 영유아 예방접종률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유니세프가 보건부와 함께 제작한 교육자료를 이용해 병원 및 보건소 의료 인력과 조산사를 대상으로 산과와 신생아 치료 분야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코이카는 중앙 지방 정부의 영양 관련 거버넌스, 정책 환경 및 의료서비스 체계를 개선시키는 데 힘썼다. 이 결과, 영양 관련 중앙정부 단위 3개 국가정책 입법을 완료하고 사업대상 전 19개 지방정부(LGU)가 영양개선 관련 조례 및 행동계획 발표했다. 특히, 영양실조(SAM) 아동의 외래 및 입원 치료를 보장하는 필리핀 보건관리공단(Philhealth) 패키지를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도 급성영양실조 아동을 대상으로 치료식을 제공하고 사업 대상지의 임산부와 아동에게 미량영양소 제공 및 예방접종도 실시했다.그러자 영유아 영양상태가 현격하게 개선되는 등 사업은 큰 성과를 거뒀다. 최소 허용 식이수준을 충족하는 6~23개월 미만 영유아 비율 이 15.5%에서 18%로 높아졌고 중증 영양실조 영유아 2,519명이 완치됐다. 또 영유아의 73.9%가 국가 필수 예방접종을 마쳤고 산모의 62.1%가 전문가를 통해 분만했다. 저체중 출생아는 27%p 감소했다. 이밖에도 비타민 A 영양제를 제공 받은 산모가 50%에서 76%로 크게 증가했고 구충제를 받은 산모도 46%에서 61%로 늘었다.WASH 프로그램과 연계해 긍정적 효과 거둬지난해 12월에 개최된 생애초기 1000일 사업 종료보고회생애초기 1000일 사업은 직접적인 영양개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량을 기르는 것을 넘어서 지역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고 주민이 직접 행동할 수 있도록 변화를 유도했다. 특히, 식수 및 위생환경 개선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식수 및 위생 관련 행동변화 교육을 통해 깨끗한 물과 위생적인 삶을 보장하여 아동의 영양 및 건강상태를 증진했다. 결과적으로, 식수 공급원이 개선된 가구가 95%에서 97%로 증가했고 노상배변을 하는 가구는 15%에서 6%로 크게 감소했다.이처럼 코이카의 생애초기 1000일 사업은 단순히 영양을 개선하는 일에 그치지 않았다. 필리핀은 우리 정부의 개발협력 중점협력 대상국이자 2022년 기준으로 코이카 국별협력사업 규모 2위에 해당하는 주요 파트너 국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연 6% 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불평등 또한 만연하다. 코이카의 생애초기 1000일간 영양개선 사업은 이 같은 사회 문제를 해소하고 필리핀의 국가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틀 마련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이카의 활동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된 아동들이 장차 필리핀의 미래가 되길 바란다.
2023.04.28
점‧선‧면, 원헬스 그리고 난민 포용을 통한 코이카 페루 보건 의료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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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코이카 페루사무소 소장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로 인해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나라는 어디일까?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그 나라는 바로 잉카문명과 마추픽추로 유명한 페루이다. 페루는 2020년 초부터 2023년 4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총 사망자 수가 22만 명에 육박하고, 10만 명당 사망자 수는 667명에 달했다. 페루를 뒤이어 불가리아(551명), 헝가리(499명),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498명)가 10만 명당 사망자 수가 많은 나라들이다.페루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서비스 전략은 점 선 면 페루 이키토스 주민들에게 보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이카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 수가 많았던 나라들에는 각기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페루에서는 아마존 지역과 같이 보건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을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페루 아마존 지역 로레토주(Loreto Province)의 이키토스(Iquitos)라는 도시에는 약 4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육로로 찾아갈 방법은 없고 비행기와 배로만 갈 수 있다. 2020년 3월 15일, 이키토스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고 페루 전역에 락다운(Lockdown) 조치가 실시된 이후 이키토스로 연결되는 모든 항공로와 수로는 차단됐다. 아마존 지역에는 말라리아, 뎅기열과 같은 열대 감염병도 일상적으로 발생하는데,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테스트할 도구가 없어 사람들이 뎅기열에 걸렸는지 코로나19에 걸렸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더욱이, 당시 로레토주 전체에는 중환자실 병상이 12개밖에 없고 일반 병상도 턱없이 부족해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코이카는 이러한 긴급 상황에서 2020~2021년에 코로나19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ABC 프로그램) 을 통해 페루에 약 170만 불 규모의 진단키트, 마스크, 워크 스루 진단 부스 및 개인보호장비 등을 지원했다. 특히 응급 환자 후송을 위해 배로 제작된 수상 앰뷸런스 5대와 차량 앰뷸런스 5대를 이키토스가 자리한 로레토주 거점 보건소와 병원에 지원하기도 했다. 보건 분야는 페루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국가협력전략(CPS) 내 4대 중점 협력 분야 중 하나이며, 이전부터 코이카가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중점 지원 분야이기도 하다. 코이카는 페루 보건부와 각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1990년대 후반부터 약 20년 동안 페루 중부와 북부 지역에 9개의 보건 의료시설 건립을 지원했다. 현재 해당 의료시설들은 각 지역사회에서 기초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코이카는 이를 기반으로 2020년대 초부터 그 점'들을 활용, 선 면으로 확대해가며 포스트코로나 시기에 페루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코이카가 페루에 지원한 수상 앰뷸런스원격의료‧원헬스‧난민 통합 추진하는 코이카첫 번째로 코이카는 기존 코이카가 설립을 지원한 의료시설을 포함한 페루 각 지역 주요 의료시설들인 '점'들을 서로 '선'으로 연결해 페루 국민들이 더 나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2021~2026년에 '페루 취약계층 건강보험 심사 절차 디지털화 및 원격의료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아마존 지역과 안데스산맥 등이 있어 지역 간 이동이 어려운데다 세계에서 20번째로 광활한 영토를 가진 페루에서는 격오지 보건 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해 원격의료가 필수적인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페루 보건부는 코이카와 협력을 통해 수도 리마(Lima)나 거점 도시의 상급병원들을 소외 지역 병원이나 보건소들과 연결해 원격 모니터링, 협진, 영상판독 등이 가능한 원격의료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각 지역 병원들이 '선'으로 연결되면 그 '선'들로 이뤄진 면' 위에 거주하는 각 지역주민들의 건강이 더욱더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코이카는 이 사업을 통해 페루 보건부 산하 기관인 통합건강보험청에서 관리하는 건강보험 청구심사 시스템이 환자 정보를 더 정확히 검토할 수 있도록 룰 엔진(Rule Engine)을 새롭게 도입해 보험 심사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원격의료 시스템을 통해 진료 받는 페루의 환자두 번째로, 코이카는 인간의 환경 파괴와 오염으로 인해 발생 빈도와 종류가 늘고 있는 감염병에 대한 페루 정부의 대응 역량 강화 및 지역주민들을 위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감염병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동물, 환경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원헬스(One Health) 라는 새로운 개념이 중요하다. 코이카는 이러한 원헬스 접근법을 통해 페루가 직면하고 있는 보건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코이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7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항생제 내성(AMR) 등 신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가 대응능력 향상사업'을 추진해왔다. 2021년부터는 월드비전(World Vision)과 협력해 '페루 아마존 지역주민 기초 보건 증진 및 열대 감염병 경감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말라리아와 뎅기열과 같은 열대 감염병으로부터 지역주민들의 질병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의료시설의 대응 역량을 향상시키고, 마을 보건 요원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식 및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지역에서 실시되는 이동 진료마지막으로, 코이카는 범미주보건기구(PAHO)와 협력해 오는 2025년까지 페루 내 베네수엘라 난민의 사회적 통합 지원 및 보건 의료 접근성 개선 사업 을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페루 내 유입된 베네수엘라 난민의 규모는 100만 명을 넘고 있다. 이제 난민 이슈는 페루 내 중요한 사회 문제이면서, 베네수엘라 난민들의 인권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코이카는 범미주보건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페루 5개 지역에서 베네수엘라 난민들이 차별받지 않고 보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난민들의 건강 문제와 위험을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 관리와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인권 및 젠더 관점을 고려해 난민들이 보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또한 난민에 대한 혐오나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사회와 소통을 확대하고 전략적인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한-페 우호적 관계, 보건 분야 협력으로 강화페루 의료진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실시2023년은 우리나라가 페루와 외교를 맺은 지 6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다. 남미 국가 중 페루는 우리나라와 경제‧사회‧문화 다방면에서 우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페루는 우리나라 관광객이 남미를 여행할 때 한 번은 방문하는 국가 중 하나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하나 페루 사람들도 BTS와 블랙핑크 같은 K-팝 그룹을 좋아하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더 글로리> 등의 K-드라마도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우리 기업들과 함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력하고 있는데, 페루는 작년 8월 일찌감치 우리나라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기도 하였다.이런 상황에서 코이카는 앞으로도 페루 발전을 돕고 우리나라와 페루 간 우호관계가 공고해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WFK(World Friends Korea) 봉사단 파견사업도 재개되면서 보건 의료 분야 프로젝트 봉사단원 18명이 페루 4개 지역(카야오‧피우라‧이키토스‧우아누코)에 파견됐다. 봉사단원 18명은 2023년 4월부터 코이카가 설립한 각 지역 한-페 의료센터에서 청소년 임신 방지 등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코이카는 향후에도 페루가 당면한 보건 분야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협력 수단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페루의 변화 상황을 면밀히 분석, 보건 의료 환경을 점 선 면으로 확대해 개선하고 원헬스적 개념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또한 난민 포용과 같이 효과적인 지원 방법을 찾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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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 4월에도 코이카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페루 아마존 지역주민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수상 앰뷸런스를 지원한 데 이어 차량 앰뷸런스 5대를 지원했다. 스리랑카의 모자보건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한-스 친선병원을 새롭게 단장하고 개원식을 열기도 했다. 또 국내에서는 코이카의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파트너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구의 날을 맞아 자원순환과 ESG경영 실천을 위한 E-순환거버넌스와의 업무협약식 등 다채로운 행사를 이어 나갔다.NEWS 1. 차량 앰뷸런스로 아마존 지역주민 치료 돕는다로레토주에 차량 앰뷸런스를 지원하는 기증식 현장페루의 소외된 아마존 지역주민들도 앞으로 신속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코이카는 지난 3월 31일(현지시각) 페루 아마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바이오 비즈니스 생산성 제고 및 응급 의료체계 강화 사업 의 일환으로 로레토주에 차량 앰뷸런스 5대를 지원하는 기증식을 개최했다.아마존 지역에 속하며 페루 내에서 가장 넓은 주(州)인 로레토주는 3개의 강과 밀림으로 둘러싸여 그동안 보건 환경이 취약한 곳으로 손꼽혀왔다. 지원되는 차량 앰뷸런스는 이 지역 보건소와 SAMU*에 보급돼 열대 감염병과 코로나19 등으로 고통받는 지역 응급환자 이송 등에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코이카는 지난해에도 로레토주에 5대의 수상 앰뷸런스를 지원한 바 있다.* SAMU(Sistema de Atenci n M vil de Urgencia / The Mobile Emergency Care System)는 페루 보건부 산하 시설로 우리나라의 119안전센터와 같이 응급상황 발생 시 출동해 긴급조치 및 병원 이전 등을 진행한다.NEWS 2. 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및 혼합금융 세미나 개최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및 혼합금융 세미나 현장코이카가 지난 4월 18일 민간 기업, 국내 금융사, 투자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및 혼합금융 세미나 를 개최했다.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와 혼합금융 사업은 민간 기업의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코이카가 2022년에 신설한 기업 협력 모델이다. 코이카는 이날 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와 관련해 ODA 사업의 새로운 협력 파트너 기업을 발굴하고자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SK임업 등 대기업의 사업 사례를 공유했다. 또한 실제 코이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과 향후 참여를 원하는 기업을 연결하는 매칭데이 시간을 마련했다.코이카는 최근 정부의 ODA 사업에 민간의 재원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술을 배가하는 혼합금융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사 및 투자사 대상 혼합금융 심화 미팅 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참석 기업 및 관계자들과 혼합금융 사업 확대 방안,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또한 현재 혼합금융 사업을 추진하는 파트너와 잠재 파트너인 국내 금융사 및 투자사를 초청해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코이카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30개 국가에서 150개의 기업 협력 사업을 추진했으며, 지난해부터 4개 기업이 ESG와 혼합금융 관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NEWS 3. E-순환거버넌스와 폐전자제품 재활용 협약코이카 E-순환거버넌스의 자원순환 및 ESG경영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식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코이카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의 일환으로 E-순환거버넌스와 자원순환 및 ESG경영 실천을 위한 업무협약(MOU) 을 체결했다. E-순환거버넌스는 정부, 공공기관, 기업 등과 협력해 폐전자제품 자원순환 분야의 ESG 활동을 선도하는 비영리단체이다. 코이카는 이번 협약에 따라 수명이 다했거나 고장난 전자제품을 E-순환거버넌스에 인계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인계할 물품은 개발도상국 연구생 숙소와 코로나19 감염자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된 코이카 연수센터 객실에 있던 노후 가전제품 약 1000점이다. E-순환거버넌스는 이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계획이다. 코이카는 폐기되는 전자제품 발생량에 따라 연말에 기부금을 산출,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해 취약계층을 지원한다.NEWS 4. ODA 사업 성과 극대화가 목표, 디지털 혁신의 날 행사 개최 디지털 혁신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윤영 코이카 이사장 직무대행코이카는 지난 4월 18일 디지털 혁신 주간의 일환으로 코이카 본부에서 디지털 혁신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2021년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 경영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코이카는 이날 행사에서 ▲업무 자동화 ▲내부 시스템 기능 개선 ▲상용 소프트웨어 도입 ▲데이터 활용도 증대 등 4대 핵심 추진 방향을 포함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코이카의 디지털 전환 대표 성과로는 코이카 오픈 데이터 포털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이 포털 서비스는 다양한 채널에 분산돼 있던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관련 데이터를 한데 모아 놓아 누구나 개발도상국의 일반 현황과 해당 국가에 대한 코이카의 지원 현황, 유엔(UN)과 세계은행(WB) 등에서 제공하는 각종 개발지표 데이터를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NEWS 5. 한-스 친선병원, 강화된 인프라로 스리랑카 모자보건 견인한-스 친선병원 전경한국-스리랑카 친선병원이 마타라 지역 종합병원의 산부인과와 신생아과를 품으며 명실공히 지역 대표 모자보건 의료기관으로 거듭났다.지난 3월 31일, 한-스 친선병원이 스리랑카 정부 주요 인사와 코이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병원 개원식(증축 및 전담 이관)을 개최했다. 한-스 친선병원은 2004년에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코이카가 2013년에 설립한 의료기관으로 마타라 지역의 모자보건에 힘써왔다. 그동안 고위험 산모 및 저체중 신생아 치료는 같은 지역에 있는 마타라 종합병원이 줄곧 전담해 왔으나, 이곳이 운영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코이카가 마타라 종합병원의 산부인과와 신생아과를 한-스 친선병원으로 이전하는 스리랑카 마타라시 모자보건 의료 역량 강화 사업 을 결정, 2016년에 착수했다. 900만 달러가 투입된 이 사업은 병동 증축, 기존 시설 개보수, 의료진 역량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진행됐다.새롭게 문을 연 한-스 친선병원은 앞으로 마타라 지역을 대표하는 모자보건 의료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도 한-스 친선병원이 마타라 지역의 안정적인 공공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동시에 지역 내 고위험 산모의 모성 사망 감소와 신생아 사망률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한편,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스리랑카의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다나(Mahinda Yapa Abeywardena) 국회의장은 이번 사업을 지원한 한국 정부와 국민에 감사를 표하며 한-스 친선병원을 통해 스리랑카 마타라 지역의 모성 사망과 신생아 사망률이 감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 라고 말했다.
2023.04.28
KDRT, 절규의 한가운데서 희망의 이름이 되다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대에서 지난 2월 6일(현지시각)에 규모 7.8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휩쓸고 간 현장은 참혹했다. 속절없이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가족을 잃은 현지 주민들의 절규와 이재민의 조급한 피난 행렬이 뒤엉킨,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우리 정부는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을 위해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이하 KDRT) 142명(선발대 3명, 본대 1진 118명, 본대 2진 21명 등)을 현지에 급파했다. KDRT는 국제사회와 발맞춘 인도적 지원과 세계적 수준의 구호 활동을 통해 생존자 8명을 구조하고 19구의 시신을 수습하는 성과를 남기고 2월 23일에 복귀했다. 코이카는 KDRT의 사무국으로서 구조대원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당시 구조 현장 상황을 김민종 팀장, 강해리 대리, 김민지 대리, 류선길 대리, 이찬휘 대리, 백주영 전임 등 코이카 소속 KDRT 대원들의 이야기로 들어본다. KDRT 사무국 대원으로 활약한 코이카 직원들(왼쪽부터 백주영 전임, 김민지 대리, 류선길 대리, 김민종 팀장, 강해리 대리, 이찬휘 대리)과 이윤영 코이카 이사장 직무대행(가운데) 아비규환의 현장, 구조 첫날 생존자 5명 구조 성공 매일 세계 각국의 구조대원들이 합심해 생존자 구조에 나섰다. 처음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의 상황은 어땠나요?강해리: 튀르키예에서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한 지 약 48시간 뒤인 2월 8일 오전 6시 57분에 저희 KDRT가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차를 타고 곧장 구조 활동 지역인 하타이 안타키아로 향했어요. 하지만 위험 지역을 빠져나오려는 이재민들의 피난 차량들로 이동이 많이 지체됐습니다. 다음 날 새벽이 되어서야 숙영지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도착 첫날 둘러본 지진 피해 현장은 처참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될 만큼 심각했어요. 모든 건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무너져 있었고, 도로는 건물 잔해들로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시신을 수습한 가방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습니다.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사람들과 유가족들이 주변을 떠나지 못한 채 힘들어하고 있었어요. 구조 작업 첫날부터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김민지: 숙영지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우리 구조대원들은 구조 작업을 할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그런데 현장이 워낙 혼잡하다 보니 우리 대원들이 타고 갈 차량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다급한 마음에 현지 주민들에게 차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주민들이 흔쾌히 자신들의 차량을 빌려주고 심지어 운전까지 대신해 주겠다고 했어요. 본인들도 많이 힘들었을 텐데 말이죠. 그때 주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구조 작업 첫날 그렇게 많은 생존자를 구조하지 못했을 거예요.첫날 5명의 생존자를 구조했죠?김민종: 네, 2월 9일 목요일 오전 5~11시 생존자 5명을 구조했습니다. 숙영지에 막 도착한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은 구조 작업을 하러 떠났고, KDRT 사무국을 담당한 저희 코이카 직원들은 당시 숙영지를 정비하고 있었어요. 다들 지쳐있던 상황인데 생존자를 구조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들 가슴이 찡하고 힘이 났던 것 같아요. 생존자를 더 많이 구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때 숙영지에 남아있던 구조대원들도 모두 현장으로 출동했어요. KDRT 사무국은 유엔공동조정센터(UCC)에서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해 생존자 구조 사실을 알렸죠. 주변에 있던 다른 나라 관계자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박수를 쳐줬어요.이틀 뒤인 2월 11일에 추가로 3명의 생존자를 더 구조했습니다. 생존 골드타임인 72시간을 넘긴 시점에 구조해 현장에서도 화제가 됐다면서요?강해리: 생존자에 대한 희망이 점차 사그라질 때쯤이라 생존자 구조 소식에 UCC 회의에서도 크게 박수를 받았어요. 이때 구조된 3명 중 65세 여성도 있었는데, 제가 이분의 생존 제보부터 구조 상황까지 모두 현장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아요. 이 여성은 건물 붕괴 현장에서 남편과 껴안고 있던 상태로 발견됐어요. 안타깝게도 발견 당시 남편은 이미 사망해 사체 경직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여성은 다행히 건강 상태가 양호했지만, 피와 체액이 돌지 않는 압착증후군이 있어 바로 구조하기보다는 피와 체액이 어느 정도 돌 수 있게 수액을 먼저 주사했습니다. 바로 구조하면 쇼크가 올 수 있었거든요. 여성의 몸 상태가 어느 정도 호전된 것을 확인한 다음 구조 작업을 진행해야 해서 구조하는 데 3~4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이 여성의 경우도 그렇지만 당시 현장에서는 생존자를 구조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어요. 생존자를 병원까지 안전하게 옮긴 뒤에야 안심할 수 있었지요. 구조 활동 중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언제였나요?강해리: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들 시신을 수습해 달라는 어느 부모의 요청이었어요. 부모는 지진이 났을 때 베란다를 통해 아파트를 빠져나왔지만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아들은 탈출하지 못했어요. 불행하게도 그 아들은 지진 발생 당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구조대원이 무너진 아파트 구조물 틈으로 그분들의 아들로 보이는 소년 시신을 확인했지만, 작은 충격만 가해도 건물 전체가 붕괴할 위험이 있어 구조 작업이 불가능했습니다. 부모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지만, 설득이 되지 않았어요. 구조 장비만 빌려주면 자신들이 들어가서 직접 시신을 수습하겠다고까지 했거든요. 그게 힘들면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싶다며 울먹이는데, 그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사실 이런 상황이 현장에서는 자주 벌어져 다른 대원들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KDRT의 세계적 구조 역량, 다른 구조대서 협업 요청도 현지 구조대원들과 협업하고 있는 KDRT 대원들코이카는 이번 KDRT 파견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담당했나요?백주영: 코이카는 KDRT 사무국을 담당했어요. 이번 지진과 같은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사무국은 구조팀과 의료팀이 구조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예산 관리, 대외 기관과의 협의 및 협조 인력(대사관, 언론, 현지 봉사자 등) 관리, 대원 입출국 관리, 물류 조달, 국제구호대와의 정보 수집 등 모든 사무적인 부분을 조율합니다. 이번에도 그랬지만 필요할 때는 저희가 직접 구조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에서 생존자 구조 8명, 시신 수습 19구라는 성과를 거두고 복귀했습니다. 다른 나라 구조대와 비교하면 KDRT의 성과는 어떤 편인가요?김민종: 공식적으로 구조 인원이나 성과에 순위를 매긴 자료는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각 구조대가 생존자나 시신 수습 내용을 보고하는 플랫폼이 있는데, 당시 구조 작업을 진행하던 전체 국가 중 10위 안에 들었습니다. 생존자를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나라도 많았고요. 우리나라가 처음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약 50개 팀이 활동했지만 우리가 철수할 때는 약 80개 팀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었습니다.다른 나라 구조대가 KDRT에 구조 협업을 요청하기도 했다던데요?류선길: 미국과 네덜란드 등 몇몇 나라의 구조대가 협업을 요청해서 같이 출동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구조대 간에 묘한 경쟁의식이 있어 다른 나라 구조대에 협업을 요청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에요. KDRT가 Heavy 등급을 받은 몇 개의 구조대 중 하나인데다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는 소식이 현장에 퍼지면서 도움을 요청해 왔던 것 같습니다. 우리도 흔쾌히 요청을 수락하고 구조 작업을 펼쳤어요. 여러 상황이 겹치면서 안타깝게도 큰 성과는 내지 못했습니다.그와 별개로 튀르키예 소방 구조대가 우리 구조대에 내린 평가가 기억납니다. 구조 작업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지역으로 슬쩍 이동하려는 구조대도 있는데, 한국 구조대는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구조 작업을 했다고 하더라고요.KDRT가 받은 Heavy 등급은 어떤 의미인가요?이찬휘: 유엔국제탐색구조자문단이 세계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각 나라 국제구조대를 역량에 따라 Heavy, Medium, Light 3등급으로 나눠 5년마다 평가하고 승인합니다. 이중 최상급인 Heavy 등급을 받은 구조대는 해외 재난 현장에서 인명 구조 최우선 지역의 우선 접근권을 가질 수 있어요. 유엔국제탐색구조자문단에 속한 91개 회원국이 구조 인증을 받았는데, KDRT가 세계에서 Heavy 등급을 19번째로 받았어요. 구조 역량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거죠. 지금은 33개 나라가 이 등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들의 협조와 환대가 구조 성과로 이어져 KDRT 텐트에 튀르키예 주민들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적고 있는 KDRT 대원KDRT 대원으로 구조 활동에 참여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강해리: 저희는 자다가도 구조 요청이 오면 무조건 장비를 챙겨 나갔어요. 제보가 사실이 아닐 때가 많았지만, 실낱같은 희망도 정말 소중하기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저희 모습에 현지 주민들도 많이 고마워하셨고, 그게 저희에게는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또 72시간의 골든타임을 넘기고도 생존한 분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저분들도 저렇게 힘을 내고 계시는데, 우리도 골든타임이 지났다고 절망하지 말고 힘을 내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KDRT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김민지: 현지 주민들의 관심과 도움이 없었다면 KDRT의 구조 작업은 훨씬 힘들었을 겁니다. 현지 주민들의 환대는 상상 이상이었어요. 숙영지에 과자, 물, 생수 등을 놓고 가는 현지 주민들이 많았고, 비 올 때 사용하라며 우의를 한 박스 놓고 간 주민도 있었습니다. 우리 구조대원들이 지나갈 때면 연신 감사합니다. 코레 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해줬습니다. 거리에서 구호복에 적힌 KDRT 를 알아보고는 brother 라고 포옹하며 가슴에 손을 얹어 감사를 표하기도 하셨고요. 한번은 자동차 연료가 떨어졌는데 주변 주유 시설들이 파괴돼 주유할 수 없었어요. 그때 우연히 만난 현지 소방차가 우리 구호복을 알아보고 연료를 채울 수 있는 곳을 알려줬어요. 또 언제든 필요하면 무료로 연료를 가져가라고 말해줘 큰 도움이 됐습니다.튀르키예 도착 5일 차인 2월 12일 KDRT 본대 1진의 임무 종료 및 복귀 결정이 났습니다. 그때 마음이 어땠나요?강해리: 튀르키예 지진 현장 도착 후 사흘까지는 정신없이 구조 작업에 매달렸어요. 여기저기서 쉴 새 없이 긴박감 넘치는 상황이 벌어졌죠. 그런데 나흘째부터 구조 현장 분위기가 전과 달라진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어요. 현장이 너무 고요했다고 할까요. 생존 추정자 제보나 구조 활동도 눈에 띄게 뜸해졌고요. 그때 생존자 구조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일관되고, 체계적이며, 연속성 있는 피해 복구에 주력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구조 작업은 밤에도 이어졌다.튀르키예 구조 현장 같은 특수한 상황에 부닥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대원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방안도 마련돼 있나요?김민종: 물론입니다. 출국 전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PTSD 사전 스크리닝을 마쳤고, 치료나 상담이 필요할 경우 개인적으로 의료기관에 연락해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파견 기간에도 군의관 2명, 간호사 4명과 비공개 채팅방을 이용해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KDRT 대원들은 응급 의료상황 시에 바로 치료받을 수 있는 SOS 인터내셔널 이라는 시스템에 가입되어 있어, 이를 통해서도 PTSD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구조 현장에서는 웃음이 많이 없었습니다. 시신을 길에서 보기도 하고 훼손된 시신을 직접 수습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힘들었던 대원들이 귀국 후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대응책 또한 마련돼 있습니다.코이카는 평시에 KDRT 파견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류선길: 코이카는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파견이 이뤄질 수 있게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7개의 유관 기관과 합동 모의훈련을 실시해 역량을 강화합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던 KOICA-119-공군 합동 종합훈련을 3년 만에 재개해 실시했으며, 당시 시행한 화물 패킹과 항공기 적재, 숙영지 설립 같은 현장 실습식 훈련이 이번 튀르키예 파견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코이카 내부적으로는 KDRT 파견이 가능한 직원 42명의 명단을 꾸려 수시로 관리하고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 상황 때도 이 42명 중 신속하게 KDRT에 합류가 가능한 6명을 선발해 현지에 투입했습니다.코이카는 이번 튀르키예 구조 작업 때도 그렇고 주로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역할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성격의 일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이찬휘: 말씀처럼 이번에 코이카는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에 집중하는 동안 이들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물론 구조 현장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는 대부분 코이카가 KDRT 사무국으로서 주도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해야 했습니다. 이와는 달리, 다른 해외 ODA 사업에서는 코이카가 전적으로 최전방에 나서서 지원 사업을 전개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뒤에서 받쳐주는 일과 주도적으로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일 모두 공동의 목표를 위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번 KDRT 파견은 우리 코이카 직원들에게 지원 업무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향후 KDRT의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 계획이 궁금합니다.김민종: 지진 발생 직후에 KDRT 1진이 파견돼 8명의 생존자 구조 등의 성과를 올렸고, 뒤이어 KDRT 2진이 파견돼 10억 원 규모의 민관 합동 구호 물품 전달 및 현지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15일에는 KDRT 3진이 현지 이재민에게 지속가능한 생계 기반을 제공하고자 튀르키예로 향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미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와 관련해 민관 합동으로 1,000만 달러 규모의 이재민 임시 거주촌 조성 및 운영 사업 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으며, 3진은 이러한 우리 정부의 지원 사업이 일관되고, 체계적이며,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세계가 인정한 구조 역량, 대한민국해외긴급구호대(KDRT)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에서 활약한 KDRT3월 5일 튀르키예 정부와 유엔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5만 1,003명(튀르키예 4만 5,089명, 시리아 5,914명), 부상자가 12만 명 이상이다. 이재민은 200만 명 수준. 피해 규모도 막대하다. 튀르키예에서만 20만 채에 가까운 건물이 무너지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는 등 직접 피해액이 45조 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코이카는 이번 튀르키예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또는 분쟁, 만성적 위기 등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생명과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인도적 지원 긴급 구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방식은 크게 현금 지원, 현물 지원, 대한민국해외긴급구호대 파견으로 구분된다.이중 KDRT(Korea Disaster Relief Team, 대한민국해외긴급구호대)는 재난이 발생한 나라의 피해 감소 복구 인명 구조 의료 구호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신속하게 파견한다. KDRT는 2007년 설립 이래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피해, 2013년 필리핀 하이옌 태풍 피해, 2015년 네팔 지진 피해 등 재난 현장에서 총 9번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KDRT는 유엔국제탐색구조자문단이 각 나라 국제구조대의 구조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실시한 등급 평가에서 2011년부터 가장 높은 등급인 Heavy 를 유지하고 있다.KDRT는 크게 사무국과 구조팀, 의료팀으로 구성돼 있다. 코이카는 해외긴급구호대장 업무 보좌, 물류 및 예산 총괄, OSOCC 및 클러스터 미팅 참석, KDRT 현장 활동 조정 및 지원 등을 담당하는 사무국 역할을 맡는다. 구조팀은 소방청과 중앙119구조본부가 맡고, 의료팀은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담당한다.
2023.03.27
라오스 여성들이 앞장서는 불발탄 제거 사업
라오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불발탄이 남아 있는 나라다. 1964년부터 1973년까지 이어진 베트남전의 여파 때문이다. 전쟁 당시 투하된 폭발물 2억 7,000만 개 중 약 30%인 8,000만 개가 불발탄으로, 라오스 국토 전역에 퍼져있다. 지금까지 5만여 명 이상이 불발탄 피해를 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피해는 인명 손실을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라오스의 경제 사회 발전을 막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오스의 주요 산업이 농업이기에, 인명 피해는 개별 가구의 경제 사회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끼친다.이 때문에 라오스는 불발탄을 제거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라오스 여성들은 이 중요한 업무의 주축이 되고 있다. 코이카는 이들 여성을 돕고 라오스 불발탄 제거 작업이 지속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활약을 지원하고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고 있는 코이카의 사업을 되짚어 봤다.라오스 경제 사회 발전 가로막는 불발탄라오스 전역에서 쉽게 발견되는 불발탄2021년 라오스 불발탄 분야 연간 보고서를 보면 불발탄 제거 작업과 관련한 임원 직급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2015년부터 라오스의 불발탄 제거 작업을 지원해 온 코이카는 최근 불발탄 제거 작업 분야에서의 성평등에 힘쓰고 있다.코이카가 불발탄 제거 작업 분야에서 성평등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우선 라오스에서 불발탄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야 한다. 라오스 전역에 흩어져 있는 8,000만 개의 불발탄은 베트남전 당시 투하된 것이다. 베트남전에서 라오스 전역에 투하된 폭탄은 2억 7,000만 개로, 1분당 평균 57개의 폭탄이 떨어진 셈이다. 이 중 30%가 불발탄으로 남아 현재 라오스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5만여 명 이상이 불발탄으로 사망하거나 팔 다리를 절단하는 등의 피해를 보았고, 이는 주요 산업인 농업의 생산성 악화로 이어졌다. UN이 지정한 최빈개도국(LDC)인 라오스의 빈곤을 줄이고 국가 발전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불발탄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다.단순 지원 넘어 정부 역량 강화에 초점불발탄제거팀에서 활약하는 라오스 여성들이런 맥락에서 코이카는 2014년부터 유엔개발계획(UNDP)과 라오스 불발탄 제거 지원 사업 의 하나인 라오스군 인도주의적 불발탄제거팀(이하 불발탄제거팀) 양성 및 지원에 협력해 왔다. 불발탄제거팀은 코이카가 지원을 시작한 이래 2019년 7팀으로 확대되었고, 2025년까지 총 20팀으로 늘어날 예정이다.특히 코이카는 2022년부터 라오스 불발탄 분야 지속가능성 확보 사업 을 지원하고 있다. 2026년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은 단순히 물자와 인력을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라오스가 지속가능한 불발탄 제거 역량을 기르게 하고 불발탄 피해자를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라오스 국민이 불발탄으로부터 안전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유엔과 라오스는 기존 17개이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불발탄 제거 목표를 포함한 SDG 18 을 2016년 발표했는데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코이카가 적극적인 활동에 나선 것이다.코이카의 지원과 다른 국제사회의 지원과의 차이는 라오스 자체의 역량을 기른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코이카가 UNDP를 통해 지원하는 불발탄제거팀은 라오스 정부에서 인건비를 부담하는 공식적인 팀이다. 코이카는 이 불발탄제거팀에 장비를 보급하고 훈련을 뒷받침하는 등 자체 역량을 기르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불발탄제거팀의 불발탄 제거 수가 지속해서 증가해 2019년에는 4만 5,490개를, 2021년에는 5만 1,762를 기록했다.특히 코이카는 UNDP를 통해 새로 결성할 불발탄제거팀 중 1팀 이상은 여성을 리더로 하는 팀으로 구성하고 있다. 또한 향후 20팀으로 늘어날 불발탄제거팀에 여성 비율을 15% 이상으로 할 것도 제안했다. 이 사업은 UNDP 라오스사무소 내 불발탄사업팀(UXO Unit)의 팀장과 관련 전문 인력 및 직원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특히 2022년 1월부터 UXO Unit 업무를 총괄하는 팀장으로 한국인 여성이 채용되어 활약 중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코이카는 라오스 정부의 불발탄 제거 작업에 대한 조정과 대응 역량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라오스 노동사회경제부에는 불발탄제거청이 설치돼 불발탄 제거 작업을 전담해 대응하고 있지만, 인적 역량과 예산이 부족해 업무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코이카는 수도에 있는 불발탄제거청 사무국과 13개 지역 사무소를 대상으로 다양한 회의를 주재하고 품질 관리 임무를 수행했다. 이를테면 분기별로 기술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연 2회 불발탄 분야 워킹 그룹 회의를 지원했다. 이 덕분에 불발탄제거청의 연간 품질 관리 임무 수행 건수가 증가했다. 2018년에는 연간 8건에 불과하던 것이 2019~2022년에 연평균 16건에 달했다. 불발탄제거청은 불발탄 분야 연간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해, 2019년부터 매년 한 번씩 작성 배포하고 있다.이에 멈추지 않고 코이카는 라오스 불발탄 제거에 힘을 모을 필요성에 공감하는 국제기구나 다른 공여국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UNDP 불발탄 제거 프로그램에 뉴질랜드, 캐나다 등 다른 공여국과 공동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 전문가가 참여하여 베트남, 캄보디아 등 메콩강 인근 국가와 지뢰/불발탄 제거를 위해 협력하는 메콩 미래 평화공동체 조성 프로그램 성과 관리 도 추진했다.전쟁의 아픔 딛고 발전하는 미래로 불발탄 피해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직업훈련, 맞춤형 의료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코이카 코이카는 그동안 라오스 주민을 대상으로 불발탄 위험 교육을 시행하며 피해 예방에도 공헌했다. 코이카는 불발탄이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하면 위험을 피할 수 있는지를 라디오를 통해 교육하고 있다. 라디오로 불발탄 위험 교육을 받은 라오스 주민은 2019년 2만 2,000여 명에서 2021년 8만 4,000여 명으로 늘어나 총 15만 명에 달한다. 그 결과 2008년 302명이었던 불발탄 피해 사상자 수는 2021년 56명으로 크게 줄었다.코이카는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포괄적 지원에도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 피해자와 가족이 경제적 빈곤에 빠지지 않게 돕는 것도 그중 하나다. 불발탄 피해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시행하고 가축이나 기자재를 지원해 소득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또 코이카의 불발탄 제거 사업으로 안전해진 볼리캄사이주, 씨앙쿠앙주 같은 지역에는 농촌 개발 후속 사업을 추진해 불발탄 제거 사업이 지속가능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라오스에서 불발탄 폭발로 부상한 피해자들은 경제적 문제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코이카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모바일 재활 클리닉과 의수 제공 등의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라오스 노동사회복지부, 보건부, 불발탄 피해자 지원 경험이 풍부한 현지 민간단체 등이 의수 제작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스타트업 공생 과 협업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22년 모바일 재활 클리닉을 받은 피해자는 106명이었고, 심리치료와 의수를 제공받은 피해자는 각 15명씩이었다.코이카는 앞으로도 라오스 정부의 불발탄 제거 작업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불발탄제거팀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불발탄 피해자의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직업훈련, 취 창업 상담 등과 같은 활동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한국 스타트업과의 후속 사업도 발굴해 나갈 것이다.코이카의 최종 목표는 라오스가 스스로 불발탄 제거 작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향후 불발탄 제거 담당 정부의 기능이 강화되면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들더라도 라오스 정부가 자체의 힘만으로도 불발탄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코이카는 이를 통해 라오스 정부가 주인 의식을 기르고 경제 성장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특히 코이카의 지원으로 자립하고 성장할 라오스 여성들은 장차 라오스 성장의 주역이 될 것이다. 불발탄 제거 작업을 통해 리더십을 배우고 경제적으로 자립한 여성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코이카는 불발탄제거팀의 성주류화가 사회 전체로 확산해 양성이 평등하게 모두 발전하는 라오스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국제 여성의 날3월 8일은 국제 여성의 날 이다. 여성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성취를 기념하며 성평등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날이기도 하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당시 열악한 작업장에서 일하다 불이 나 숨진 여성들을 기리며, 근로조건 개선과 참정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에서 비롯했다. 1911년 유럽에서 첫 행사가 개최됐고, 1975년 UN은 국제 여성의 해 를 지정하며 3월 8일을 국제 여성의 날 로 공식화했다. 3월 8일이 되면 여성들에게 빵과 장미를 나눠주는데 빵은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하는 것이다.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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